#기도 #길잡이 #묵상
고등학생 시절, 주일예배 때 무려 20여 분 동안 대표 기도를 하시던 장로님이 계셨다. 가정예배 때 어머니의 대표 기도 역시 20분을 넘긴 적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대표 기도를 길게 하는 것은 내게 안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대표 기도와는 달리 개인 기도는 오래 하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기도란 ‘하나님과의 대화’이기에, 하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우리는 더 행복할 것이다. 물론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의 양이 아니라 관계의 깊이와 친밀감이다. 하나님은 우리 아버지시고 우리는 그분의 자녀다. 그렇기에 기도는 즐겁게, 사랑으로 나누는 대화여야 한다. 그 영적 대화는 기본적으로 한두 마디의 문장으로 시작된다.
by. 박관수(구영교회 담임 목사)ㅣ기도 길잡이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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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말로 기도를 시작하라
아이가 말을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하면 기도의 시작은 어렵지 않다. 처음에 아기는 ‘엄마’, ‘아빠’, ‘맘마 주세요’ 등 한두 마디의 단어를 내뱉는다. 아기가 처음부터 긴 문장을 만들고, 많은 문장을 내뱉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도의 거성들 역시 기도를 시작할 무렵에는 짧은 한 문장으로 기도의 발을 내디뎠다. 4세기 이집트의 수도사 마카리우스는 “기도할 때 그저 팔을 올린 채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말씀드리시오. 유혹이 찾아오면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말씀드리시오.”라고 가르쳤다. 성 프란치스코 역시 혼자서 오래 기도하면서 “나의 하나님, 나의 전부여!”라는 고백을 반복했다고 전해진다. 많은 문장을 나열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간략한 한두 마디 문장으로 기도를 훈련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서 기도가 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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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활용할 만한 짧은 기도문
<시편70편 1절>
교회사의 초창기부터 사막 교부나 수도사들이 자주 사용했던 짧은 기도문으로 시편 70편 1절이 있다. “하나님이여, 나를 건지소서! 여호와여, 나를 도우소서!” 이 기도문은 다윗이 드린 기도다. 젊은 시절부터 숱한 고난을 겪은 다윗이기에 그의 입술에선 셀 수 없이 자주 이 문장이 나왔을 것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여러 종류의 고민과 난관에 수시로 봉착한다. 그럴 때마다 나지막한 소리로 “하나님, 저를 건져 주세요! 하나님, 저를 도와주세요!”라고 읊조린다면, 때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 기도>
‘예수 기도’(Jesus Prayer)는 기도에 관한 학문적 저술에서 자주 언급된다. 지나가시는 예수님을 향해 맹인 거지 바디매오가 외쳤다(막 10:46~52; 눅 18:35~43).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다윗의 자손’은 메시아의 호칭이며, ‘예수’는 ‘구원자’를 뜻한다.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표현은 자신의 죄인 됨과 무능력을 인정하고, 주님의 은총을 간구하는 말이다.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죄악과 실패, 연약함을 인정하며 예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는 이 기도는 무시로 우리의 입술에서 나와야 할 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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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세마네 기도>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기 전날 밤에 드리신 기도다. 우리는 기도할 때 나의 소원, 나의 필요를 솔직하게 아뢰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다른 종교의 기도와 차별성이 없다. 성경적 기도는 다음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나의 소원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소원대로 이루어지게 하소서!”라는 고백이다(눅 22:42).
기독교에서 기도란 내 뜻을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뜻이 이루어지는 방편이다. 나의 욕망을 하나님 뜻에 굴복시킬 때 하나님 나라와 그분의 뜻이 이루어진다. ‘나의 솔직한 소원’ 그리고 ‘하나님 뜻에 대한 순복’을 고백하는 두 문장을 구성해 매일 기도하다 보면 기도가 늘 것이며, 무엇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바른 기도를 점차 드리게 될 것이다.
개인 기도가 잘되는 사람들은 하던 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기도할 때 무슨 내용으로 기도해야 할지, 또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사람들은 이 세 가지 기도문으로 자주 기도해 보면 유익할 것이다. 이 기도문들은 교회사에서 많은 믿음의 거성이 활용했던 것이다. 이 기도문들을 수시로 읊조리면, 기도의 내용과 언어가 점점 더 풍성해지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또 우리의 기도가 성경이 가르치는 기도의 본질에 가까운 기도로 다듬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