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비인후과 전문의 #8천만 뷰 웹소설 작가 #100만 유튜버
트리플 인생 고백기
의사, 작가, 100만 유튜버. 이 중 하나의 직함만 가져도 눈이 휘둥그레지는데 이 셋을 다 가진 이가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 구독자 105만 명에 달하는 <닥터프렌즈> 채널 운영자 낙준쌤,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 <A.I. 닥터> 등 히트작을 여럿 쓰신 ‘한산이가’ 작가님. 이 셋이 동일인물라니! 비결은 오직 하나님이라는 그분의 고백을 sena가 들어보았다.
취재│김지혜 기자 · 사진│한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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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이낙준’s Profile
평범남,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되다
평범한 청소년이었다. 만화방과 PC방을 제 집처럼 드나들고 무협지를 섭렵하며 친구들과 군고구마도 팔아 본. 재밌어 보이는 것은 일단 하고 봤다. 고1 때, 어머니는 공부와 담을 쌓은 아들을 캐나다의 시골로 도피유학 보냈다. 보이는 건 풀과 하늘밖에 없는 유배지(?)에서 한 달을 보내고 돌아온 아들은 그곳으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아 할 수 없이 공부를 시작했다. 뒤늦은 시작에 걱정이 한가득인 아들에게 아버지는 성경적인 공부 방법에 대한 책을 추천해주셨고, 그때부터 그는 더 열심히 기도하고 더 간절히 예배하고 더 치열하게 공부했다. 요지부동이던 성적이 어느 순간 치고 올라가는 걸 보니 노력할 맛이 났다. 마침내 의대 합격!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마침내 의사가운을 입게 됐다.
태풍이 낳은(?) 대작가 ‘한산이가’
군의관 시절, 무인도에서 진행하는 공군 조종사 훈련에 일주일간 지원을 나갔다. 때마침 들이닥친 태풍에 훈련은 돌연 취소됐고, 동기이거나 선후배 사이인 조종사들은 갑작스레 시작된 MT(?)를 자기들끼리 즐기기 바빴다. 하지만 외따로 있던 군의관은 마음 둘 곳 없어 무심코 핸드폰을 열었는데, 이게 웬걸?! 평소 좋아하던 장르 소설들을 이제는 웹으로 즐길 수 있단다. ‘시간도 많은데 나도 한번 써 봐?’ 그렇게 첫 소설을 써 동생에게 보여줬더니 혹평이 쏟아졌다. “이건 혈육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볼 수 없다. 빨리 핸드폰에게 사과해”라는. 그때부터 동생의 특훈을 받아가며 어찌어찌 웹소설 작가로 데뷔했다. 플랫폼에 가입할 때 쓰는 별명이 필명이 되는 줄 모르고 쓴 게임 아이디 ‘한산이가’가 그의 필명이 됐다. 그때는 몰랐다. 웹소설 시장이 이렇게나 성장할지. 의학 지식을 웹소설로 풀게 될지. 잘나가는 웹소설 작가가 될지. 심지어 웹소설에 전념하려 의사직을 그만두게 될지. 모든 것은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작품이었다.
<닥터프렌즈> 채널 운영하는 100만 유튜버
의학지식을 다룬 웹소설이 사랑받자, 생각보다 의학지식에 대한 수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동영상으로 풀어보면 어떨까?’ 생각한 것은 바로 실행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답게 일을 벌였다. 주변에 꼭 말 좋아하는 이들이 있지 않나. 카페에서 4시간씩 있어도 늘 부족한 친구들. “해볼래?” “해볼까?” 그렇게 두 친구를 영입해 <닥터프렌즈> 채널이 시작됐다. 가볍게, 수다 떨 듯 시작한 채널은 어느덧 6년차에 접어들었고, 구독자 105만을 찍었다. 이제는 웹소설 이야기도 하고 싶어 <작가친구들>이라는 채널까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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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선망하는 ‘본캐(의사)’를 버렸을 때의 심정이 궁금해요.
버렸다기보다는 쉬고 있는 걸로 해둘게요. 저도 퇴로가 있어야 하니까요(하하). 웹소설이라는 게 새 작품을 쓸 때마다 마치 신장개업하는 기분이거든요. 전 작품이 대박 났다고 해서 다음 작품도 그럴 거라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저는 의사 말고 다른 일을 해보겠다고 작정하고 그만둔 게 아니라 겸업하던 웹소설이 잘 풀려서 자연스럽게 그만두게 된 거라 관둘 때는 그냥 좋았죠. 마지막 진료를 보는 날에는, 그날따라 환자가 엄청 몰린 거예요. 그래도 마냥 신나서 진료 봤던 기억이 나요. 마침 비슷한 질환의 환자만 하루에 100-200명씩 보다 보니 회의감이 들던 차에 웹소설 작가로 잘 풀리니 과감하게 쉼을 선택한 거죠.
지금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가 웹툰 성공에 이어 드라마 제작까지 앞두고 있잖아요. 저라면 어깨 뽕이 한껏 솟아오를 만도 한데, 어떠신가요?
제가 평소에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뉴스 헤드라인처럼 <중증외상센터 웹툰화 전격 결정!>, <웹툰 1위!>, <세계 점령!>, <한산이가 작가 백악관 초청> 이런 걸 상상하고 실제로 친구들에게 메시지로 보내요. 그러면 친구들은 “얘 또 시작이네” 이러고 넘기죠. 이게 일상이다 보니 막상 그 일이 닥쳤을 때는 ‘정말 됐네?!’ 하면서 도리어 차분해져요. 저는 이미 몇 번이고 상상해 본 일이고, 이미 제 상상은 그 이상으로 넘어간 상태니까요.
교만하지 않는 신박한 방법(?)이네요. 그런데 실제로 하나님께서 그 상상대로 이루신 게 놀라워요.
하나님께 이뤄 달라고 기도드린 것은 아니지만, 남들은 피식하고 넘기는 제 바람들을 하나님께서 하나하나 들으시고 이뤄주신 것이 감사할 따름이에요. 남들은 운이 좋다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사실 사회에서 크리스천을 만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제 작품을 관리해주시는 매니지먼트 대표님이 낙타 무릎 되도록 새벽마다 기도하는 분이고, 또 협업하게 된 웹툰 작가님도 열심히 신앙생활하시는 분이어서 참 신기했어요. 진짜 주님의 인도하심이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죠. 실제로 같이 작업한 <중증외상센터>가 잘됐고요.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곱씹어보면 하나님께서 인도하셨구나 인정하게 돼요.
이 모든 것이 선생님의 성실함에 대한 하나님의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웹소설도 그렇지만, 공부도 그렇고 유튜브도 그렇고 꽤 오랜 시간 꾸준히 해 오신 결과물들이잖아요.
그렇게 노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실 성과에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공부도 열심히 했고 글도 열심히 쓰지만 운동은 열심히 못 하거든요. PT 선생님은 죽도록 아프게 하면 좋아진다는데, 그러면 보통 저는 다쳐요. 운동은 성과가 없으니까 열심히 못하겠는 거예요. 이 경험을 하고 나니까 노력도 중요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발견해서 즐겁게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요.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달란트를 찾는 첫 번째 단추는 취향이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아버지께서 좋아하는 것을 찾고 또 즐기는 데 진심인 분이셨어요. 늘 “네가 좋아하는 게 뭐냐?” 물어보시며 본인이 좋아하시는 것들을 저에게 자꾸 전도(?)하셨죠. 그중에서 클래식은 저와 안 맞았지만, 만화책이나 장르 소설은 되게 잘 맞아서 저는 취향을 빨리 찾은 편이에요. 지금도 아버지는 제게 웹소설을 쓸 소양을 어릴 때부터 길러준 것이 본인이라고 말씀하시죠(하하). 또, 달란트를 찾는 두 번째 단추는 이것저것 많이 해보는 것이라 생각해요. 사실 저도 아버지의 전공을 따라 어릴 때 일찌감치 음악을 해봤는데, 이 분야는 절대 제 달란트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죠(하하). 그리고 저는 모든 스토리를 다 잘 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써본 후에야 저와 맞지 않는 장르가 뭔지, 저와 잘 맞는 장르가 뭔지 명확하게 보게 됐고요.
역시 뭐든 해봐야 아는 것 같아요. 지금껏 직접 몸으로 부딪친 도전들이 많을 텐데요. 그중에서 최고의 도전이라 꼽고 싶은 것이 있다면 뭘까요?
글을 써본 것을 꼽고 싶어요. ‘이 정도는 나도 쓰겠는데? 나도 써볼까?’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글을 써서 어딘가에 올려보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써도 안 올리는 사람도 있고. 왜냐하면 평가받는 게 두려우니까요. 그런데 저는 약간 뻔뻔한 편이어서 지금 와서 보면 진짜 못 쓴 글인데도 무슨 자신감인지 처음 글을 올리고 사방팔방에 다 소문내고 다녔어요. 나 이제 글 쓰니까 다 와서 좋아요 누르고 구독하라고. 그게 눈덩이처럼 점점 커져서 여기까지 온 거니까 그게 저의 최고의 도전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sena 친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돌이켜보면 ‘그때 참 힘들었는데 그때 고생했던 게 지금 여기서 꽃을 피우고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될 때가 있어요. 저희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대는 점점 악해지고 또 어려워졌지만, 지치지 말고 어떤 상황이 주어지든 그것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랄게요. 하나님께서 그 일을 어떻게 쓰실지 모르니까요. 저도 제가 웹소설 작가가 되고 유튜버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마음 주실 때 그것을 즉시 잡아 실행에 옮기고 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때, 그것이 자산이 돼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길로 가게 됐잖아요. 미래는 두렵기 마련이지만, 그 두려움에 잡아먹히지 말고 기도하면서 지금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할 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sena 친구들도 분명 경험하게 될 거예요. 그 믿음으로 오늘을 힘차게 달릴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