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창 밖에 빗줄기가 더 거세어졌다.
빗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고 회상을 하듯 치유여행에서 만난 인물들을 떠올려 본다.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정말이지 그네들도 참 사연이 구구절절 많기도 하다.
난 그동안 성경을 참 무심히도 읽었나 보다.
여행 가이드가 되어준 전성수 교수님은 어쩜 이렇게 세밀하게도 그네들의 삶의 깊숙한 데까지 들여다보실 수 있었을까 싶다. 물론 하나님께서 전성수 교수님을 귀한 통로로 사용하신 것을 생각해보면 하나님의 선한 사역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고 영광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야곱.. 난 당신을 축복의 주인공으로만 생각했었어요. 물론 당신의 삶도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나님께 축복을 받은 사람이니 부러울 때도 있었죠. 그런데 당신이 상처의 깊은 쓴 뿌리를 제거하지 못해 결국은 마지막으로 자녀들을 축복해야 하는 자리에서 저주를 쏟아놓고 떠난 사실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사울.. 당신도 하나님께 기름부은 받은 왕이었다죠.. 난 당신에 대해 다윗을 괴롭힌 사람으로만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당신도 하나님을 깊이 신뢰하고 순종적일 뿐 아니라 집안과 외모까지 출중하면서도 무척 겸손한 사람이었더군요. 그런 당신이 하나님보다 앞서려하다가 결국엔 버림받았고 그 과정에서 가려져있던 당신의 상처가 깊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 말이죠, 당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 보다 무언가에 꽉 붙잡힌듯 꼼짝을 못하고 서있었어요. 꽤 한참동안 말예요. 거기에서 내가 몰랐던 나의 내면과 직면했거든요. 아..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내 깊은 내면에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자꾸 생채기가 나고 아팠던 거구나...
사울.. 당신은 자신의 상처를 치유받지 못하고 하나님의 신뢰를 등지고 말았지만, 난 하나님을 통해 치유받으려 해요. 아니, 사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저를 향한 치유 사역을 시작하셨어요. 그래서 성령님만큼 온전하게 나의 상처를 만져주고 고쳐주실 분은 없다는 걸 확실히 안답니다. 당신을 통해 이번엔 나의 깊고 깊은 내면을 바라보게 하시는 걸 보니 곧 그 부분까지 만져주시고 낫게 해주실 것 같아요. 하나님의 깊은 마음에 대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네요.
다윗.. 하나님을 향한 당신의 사랑과 깊은 신뢰는 시편만 봐도 알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당신이 자식들을 잘못 사랑했다는 것은 사실 무척이나 충격적이었어요. 당신은 왕이었지만 자식들에게 아버지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못했다는 사실 뒤엔 당신이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차별대우를 받으며 자란 것에 기인한 걸 보면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그 상처를 대물림하게 되고 결국엔 대부분의 자녀들이 쓰라린 결과만을 남기게 되었다는 걸 보고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우리 아이들이 아직 어리기에 엄마, 아빠의 사랑을 충분히 부어줄 수 있는 시기에 있다는 게 참 감사함을 느낍니다. 두 아이들에게 더 많이 사랑해주고 전적으로 믿어주어 부모와의 충분한 애착 속에 자라며 하나님이 주신 꿈을 흔들림없이 믿었던 요셉처럼 깊은 신뢰와 사랑으로 자라도록 해야겠어요.
사실, 요셉이 노예와 죄수 생활을 하다가 큰 나라의 총리가 된 게 꿈해몽을 잘 해서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더군요. 요셉은 전폭적인 깊은 신뢰와 사랑 속에서 자라 고난을 통해 준비시키시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매순간 최선을 다할 수 있었고, 하나님께서 뜻을 이루시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것이었어요.
눈을 떠보니 빗줄기가 많이 가늘어졌는지 조용하다.
처음에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땐 성경 인물에 대한 또한권의 책이 나왔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었고, 그저 관객처럼 그럼 어디 한번 보자 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펼쳐들 뿐이었다.
하지만 스크루지 영감이라도 된 것 마냥 그들 속에서 나의 과거와 현재 모습이 보여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저 가이드의 설명이나 들으며 관객처럼 유유히 여행을 즐길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주님께서 공생애 기간 동안 많은 병자들을 비롯하여 삭개오, 사마리아 여인, 막달라 마리아, 베드로 등의 깊은 내면까지 치유해 주셨던 것처럼, 이 책을 통해 나를 향한 치유사역을 진행하고 계셨던 거다.
참으로 멋진 분이다, 우리 주님.
사울을 만나면서 나의 과거부터 빚어진 내면과 직면하고 다윗을 만나면서 현재의 모습에 부딪혀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싶어 잠시 혼란스럽고 고민스러웠다. 하지만, 요셉과 모세를 만나면서 하나님의 깊은 뜻을 조금이나 헤아리게 되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고 내려놓는 것의 의미를 새기게 되었다.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하였지.
그대, 그대의 깊은 사연도 치유여행을 통해 주님께 맡겨보지 않으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