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셨던 나이 서른, 나도 그 나이가 되던 해에 예수님께서 사셨던 이스라엘 땅을 꼭 한번 밟아보리라 마음 먹으며 닥치는 대로 정보를 모으고 구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책을 구해서 보곤 했던 때가 있었다. 처음에는 이스라엘, 성지순례, 유태인, 예루살렘 등으로 시작했던 나의 검색어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 와이즈만 연구소, 히브리 대학 등으로까지 이어졌고 수많은 정보의 바다 속에 헤엄치다가 우연히 류태영 박사님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농촌을 잘 살게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덴마크 국왕에게 편지를 보내 유학생으로 초청을 받게 되고, 이스라엘에서 한국인 최초로 대학 교수를 역임하신 대단한 분이셨다. 그야말로 자수성가, 인간승리의 표본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대한 마음이 더 컸기에 박사님이 어떤 분이신지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더 알아보고픈 마음으로까지는 확장되지 못 했었다. 두란노에서 《기도인생》이란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 책이 내가 과거에 알게 되었던 류태영 박사님의 책이라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었다. 어느 날인가 이것저것 검색하던 차에 다시 한번 《기도인생》을 접하게 되었고 일부 소개된 본문 내용을 읽어나가던 차에 바로 그 류태영 박사님의 책임을 알게 되면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그 분이 덴마크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 단지 박사님의 열정과 꿈 때문만은 아닌, 그 뒤에서 든든하게 함께 하시는 분이 계셨음을, 그 돕는 분이 함께 계셨기에 박사님께서 이 모든 일을 이루실 수 있었음을 알게 되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역시 신앙을 갖고 계셨고 기도하는 분이시기에 이 모든 일을 능히 이루어내셨음이 이해가 되었다.
박사님의 인생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한 가지는 기도는 바로 박사님의 생명줄이요 호흡이라는 것이다. 어린 시절 전도사님으로부터 배운 다섯 가지 기도의 방법대로 지금까지도 기도하시는 박사님의 모습을 보며 순전한 믿음, 아이와 같은 믿음이란 바로 이런 것임을 일깨워 주셨다. 박사님의 삶을 보면 하나님을 믿고 기도하는 삶을 시작했다고 해서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척척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가난했고 배움의 길은 여전히 힘들었지만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자신의 안일과 성공을 위한 기도만이 아닌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지역 사회를 위한 기도, 공동체를 위한 기도, 가족을 위한 기도를 계속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고 예수를 믿는다 하지만 과연 우리의 인생이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의 호흡이 끊어질 것만 같고 생명이 다할 것만 같은 그런 위기감을 느끼기나 하는지. 주일 예배시간에 잠깐잠깐 드리는 지극히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기도로 근근이 우리의 생명을 연장하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뒤돌아보게 되었다. 올해 말씀과 기도로 신앙의 기초를 다져가겠다 결심했지만 40일간의 신년특새가 끝난 후 과연 나는 자발적으로 얼마나 기도시간과 말씀 읽는 시간을 가졌던가. 피곤하다는 이유로 바쁘다는 이유로 아침 큐티 시간에 잠깐, 잠들기 전에 잠깐 기도하는 것 외에는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기도드렸던 기억이 거의 없을만큼 부끄러운 내 신앙생활을 보게 되었다.
며칠 전에 지나가면서 우연히 보앗던 TV의 몇 장면이 계속해서 내 마음에 떠오른다. 무속인을 위한 학원을 소개했는데 그 곳에서 신내림을 받은 사람들에게 그들만의 신과 접촉하기 위한 어떤 예법을 익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학원 관계자의 인터뷰 중에 "자기의 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알아들으려면 자꾸 연습을 해야 한다."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난 무릎을 치며, "그래- 무속인들도 그들의 신을 만나고 그 신이 하는 말을 들으려고 자꾸 자꾸 연습하는데 과연 하나님을 믿는 나는 얼마나 기도를 연습했었던가-"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특이한 학원도 있구나 라며 별 생각없이 넘어갈 수 있었을법한 한 장면이 내 마음을 탁 치고 들어왔던 건 류태영 박사님의 삶을 통해 진정한 신자는 기도인생을 살아야만 함을 인식하고 있던 터라 그 한마디가 내게 큰 깨달음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누구나 박사님처럼 기도인생을 산다면,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늘 그 분께 아뢰고 또 그 분의 뜻을 듣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면 류태영 박사님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매순간 말씀과 기도로 무장하며 기쁨으로 감사함으로만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삶이겠지만, 때로는 그럴 수 없을만큼 힘이 들고 지칠 때가 있다. 그러한 때에 이런 귀한 간증을 통해서 내 삶에 자극제가 되어 주고 내 신앙을 돌아보게 하고 다시 신앙의 기초를 쌓는 일에 힘을 낼 수 있게 해 주심에 또한 감사를 드릴 수 밖에 없다. 책 한권을 읽게 되는 것, 우연히 TV를 보게 되는 것 그 작은 일 하나에서도 하늘아버지의 뜻을 발견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다.